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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를 본 어느 외국인 여행자의 솔직한 고백

어린 시절 자주 가 본 곳 중, 음습하고 우중충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공간이 있다면 단연 세운상가를 떠 올릴 수 있다. 세운상가란 종로 4 가 종묘 맞은 편에 있는 주상복합상가건물을 말한다. 전자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상가였는데, 상가건물 아래로 나있는 어두컴컴한 보행도로 주변에 외제물건과 까치담배, 도색잡지들을 팔고있는 리어커상들이 진을 치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 40 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상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세운상가는 종로 4 가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남쪽으로 청계상가, 대림상가, 신성상가, 진양상가로 이어져 을지로를 지나 퇴계로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개발연대에 지어진 슬럼화된 건물들이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맥을 끊어놓은 채 50 년 넘게 버티고 있는 바..

카테고리 없음 2022.12.26

캐나다, 미국 출입국절차 간소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싸르니아입니다. 봄여행 비행기표 발권했습니다. 항공료는 여전히 비쌉니다. 10 월 여행 때도 팬데믹 전에 비해 30 퍼센트 정도 비싼 것 같다고 느꼈는데 봄 항공권은 그것보다도 더 비싸졌습니다. 3, 4 월 기준 에어캐나다의 경우 평일 출발 평일 도착은 스탠다드가 1,300 불 선이고 플렉스가 1,400 불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항공사 웹사이트보다는 여행사에서 발권하는 게 100 불 정도 저렴합니다. 스탠다드와 플렉스의 가격 차이가 100 불 밖에 안 된다는 것도 특이한 현상입니다. 대한항공도 가격은 에어캐나다와 비슷합니다. 대한항공이 며칠 전 올린 제 글을 보고 크게 반성한 나머지 가격을 내린 건 아닙니다. 오히려 요즘 간이 배밖으로 나온 에어캐나다가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항공료..

카테고리 없음 2022.12.12

대한항공 조종사는 왜 "standby" 라고 대답했을까?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는 이야기다. 일부 항공사들은 교신청취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들이 AVOD 오디오시스템을 통해 조종사들과 관제탑의 교신청취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자신이 현재 탑승하고 있는 비행기 부근에 있는 비행기 조종사들과 관제탑이 교신하는 모든 내용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한국 국적기에서는 이런 서비스를 본 적이 없다. 각국 조종사들과 관제사들마다 제각각인 영어발음을 듣는 것은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도쿄관제탑 여성 관제사였다. 특유의 강한 일본엑센트 영어발음이 또박또박 정확해서 마치 일본 만화영화 나레이터를 듣는 것 같았다. 영어발음이 제각각이긴 해도 사용하는 용어가 제한적이고 반복적이어서인지 서로 못 알아듣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04

대한항공, 이제 그 요금으론 캐나다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항공권을 검색할 때마다 항상 드는 의문은, 과연 대한항공이 에어캐나다보다 비쌀 이유가 아직도 남아 있을까다. 과거에는 한국계 승객들이 한국 국적기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애국문화(?) 가수요로 인해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방콕으로 가는 북미직항노선개설 기념으로 3 월 에드먼튼-방콕-서울-에드먼튼 다구간 항공권을 검색 중인데, 대한항공이 에어캐나다보다 무려 800 불 이상 비쌌다. 에드먼튼-서울 왕복구간에서도 대한항공을 이용하려면 400 불 이상을 더 내야한다. 가격 뿐 아니라 이 두 구간의 항공여행 편의성은 에어캐나다가 대한항공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에어캐나다는 밴쿠버에서 방콕까지 직항으로 가지만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을 경유해야한다. 밴쿠버-인천..

카테고리 없음 2022.11.28

을지다방 라면과 쌍화차

안녕하세요. 을지다방에 다녀왔습니다. 쌍화차 명가 을지다방은 을지로 3 가 에 있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평냉 명가 중 하나인 을지면옥이 있던 건물 2 층)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이 곳으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당구장 짜장면’ ‘다방라면’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을지다방은 저 유명한 ‘다방라면’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어 낸 원조노포 라면다방이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라면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배고플때 먹는 4 천 원 짜리 다방라면은 기압차로 입맛이 긴가민가할 때 먹는 20 만 원 짜리 비즈니스 클래스 코스요리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BTS 가 다녀가서 을지다방이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앞뒤가 뒤바뀐 잘못된 말 입니다. BTS 가 세상에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 다방이 유명했기 때..

카테고리 없음 2022.11.06

트래블랏지(트레블로지) 명동 을지로 호텔

안녕하세요. 싸르니아입니다.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13 박 모두 을지로 3 가에 있는 트래블랏지 명동-을지로 호텔 한 곳에서 투숙했습니다. 한국 사이트에서는 트래블랏지라고 치면 검색이 안되고 트래블로지라고 해야 이름이 나옵니다. 저처럼 혼자가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할만한 가성비좋은 비즈니스 호텔입니다. 두 명 이상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두 명이 지내기에는 룸이 다소 협소합니다(22 제곱미터). 제가 따로 요청했기 때문인지 전망이 비교적 좋은 쪽 방으로 배정받았습니다. 9 층이라 높은 층이 아닌게 아쉽긴 했지만 을지로 방향이라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남산타워가 보이니 남산뷰라고 해야할지 포포인트호텔 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만족했습니다. 왼쪽에 나지막한 노포건물 위에 붙어있는 저 간판을 처음에는..

카테고리 없음 2022.10.29

퀘벡시티에서 영어는 언어권력이다

퀘벡 주, 특히 퀘벡시티에 관한 대표적인 myth 가 한 가지 있다. 몬트리얼은 몰라도 퀘벡시티 사람들은 여행자가 영어로 말하면 일부러 대꾸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그것이다. 불어와 프랑스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나머지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인데, 그건 옛날 이야기다. 영어로 말하면 일부러 대꾸하지 않는 현지인들이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태도는 자부심이 아니라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집단의 자폐적 방어행위에 불과한 것인데, 그런 집단이 퀘벡시티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여행자가 영어로 말한다고 해서 적대감을 보이거나 배척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호텔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영어는 유창했다. 길거리에서는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발견할 수 있었으나 하나같이 귀를..

카테고리 없음 2021.10.17

오징어게임 때문에 벌어진 미국과 캐나다의 작은 분쟁

나이아가라 폭포 물줄기는 세 곳에서 떨어진다. 그 중 두 곳은 미국 뉴욕주에 속해 있고 한 곳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속해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미국 폭포보다는 Horseshoe라고 불리우는 캐나다 폭포 경관이 압도적으로 장대하다. 두 나라에서 각각 출발한 여행자들을 태운 크루즈는 두 나라의 폭포에 모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오랜 세월 전통으로 전해진 무언의 약속이 있었다. 미국 쪽에서 출발한 Maid Of The Mist 크루즈 탑승객들은 파란색 레인코트를, 캐나다 쪽에서 출발한 Hornblower 크루즈 탑승객들은 핑크색 레인코트를 입기로 한 것이다. 이 약속은 전통으로 굳어져 양쪽 모두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었다. 크루즈 탑승객들이 레인코트를 입는 이유는 배가 폭포낙하지점에..

카테고리 없음 2021.10.13

비욘드 모네(Beyond Monet, The Immersive Exhibition) 토론토 전시회

비욘드 모네 전시회에 가 보세요. 추천합니다. 그림에 관심이 없어도, 인상주의가 무엇인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리 아프게 서서 그림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방식의 관람이 아닙니다. 둥그런 원형 리플렉션 바닥이나 긴소파에 일행끼리 앉아 벽면과 천정에 펼쳐지는 영상 및 음향과 함께 모네의 세계에 몰입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비욘드 모네(Beyond Monet)는 화가 이름이 아니라 전시회 이름입니다. 화가 이름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이니 혼동하면 안 됩니다. 모네는 원래 고우영이라든가 김성환 처럼 캐리커쳐 같은 만화를 그려 먹고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일본문화에 매료되었던 문화적 친일파 예술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친일파라 함은 정치적 의미가 아닙니다) Impressionism 이..

카테고리 없음 2021.10.11

캐나다, 입국자 자가격리 순차적으로 없앤다

11 월 2 일부터 캐나다로 들어오는 국제여행자에 대한 14 일 자가격리를 순차적으로 폐지합니다. 연방정부는 알버타 주를 시범지구로 선정하여 이 날부터 캘거리 국제공항과 Coutts 국경(미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국제여행자들에 대해 입국현장에서 코비드-19 신속검사(Covid-19 Rapid Testing)를 실시,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자가격리없는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캐나다는 캘거리,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얼 등 4 개 공항에서만 국제여행 입국자들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캘거리 뿐 아니라 나머지 4 개 공항에서도 코비드 19 신속검사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여행 정상화로 가는 이 과감한 Recovery plan 이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공항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

카테고리 없음 202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