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을지다방에 다녀왔습니다.
쌍화차 명가 을지다방은 을지로 3 가 에 있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평냉 명가 중 하나인 을지면옥이 있던 건물 2 층)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이 곳으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당구장 짜장면’ ‘다방라면’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을지다방은 저 유명한 ‘다방라면’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어 낸 원조노포 라면다방이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라면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배고플때 먹는 4 천 원 짜리 다방라면은 기압차로 입맛이 긴가민가할 때 먹는 20 만 원 짜리 비즈니스 클래스 코스요리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BTS 가 다녀가서 을지다방이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앞뒤가 뒤바뀐 잘못된 말 입니다.
BTS 가 세상에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 다방이 유명했기 때문에 그들이 다녀간 것이라고 해야 말이 됩니다.
토요일에 갔을 때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화요일에 다시 갔을때는 따님으로 보이는 50 대 마담이모가 라면과 쌍화차를 내왔습니다.
라면은 그냥 라면맛이었는데 약간 덜 짠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란을 띄우지 않고 풀어넣어 끓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라면과 함께 나오는 밥은 첫째 약간 고슬고슬해야 하고, 둘째 양이 적어야 하며, 셋째 조금 식어있어야 합니다.
계란 노른자를 띄운 쌍화차 역시 생각보다 달지 않았습니다.
마담이모는 쌍화차에 넣은 계란노른자 겉을 살짝 익혀 찻숟갈로 떠 먹는 법을 나에게 가르쳐주기도 했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천 원 짜리 광동쌍화탕과는 달리 잣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먹기가 고소한 쌍화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