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쟁이들과의 대화록

K 교회 J 장로님과 대화 이어가기

sarnia 2010. 1. 14. 06:03

한국이 요새 춥다는데 고생 많으십니다. 여기는 영상의 날씨가 내주까지 계속된답니다.

 

어제 유튜브에 가니까 사용중인 브라우저에 대한 지원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중지되니 업그레이드하라는 안내문이 있길래 Explorer8으로 up-grade 했었습니다. 업글하고 보니 딴 건 이상이 없는데 배경음악 플레이어가 몽땅 x-box로 나오더군요.

 

음악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어 그 분야의 논객들이 하라는 대로 activeX를 지우고 재부팅하고 별 짓을 다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 아예 control panel로 들어가 새로 깔았던 Explorer8 프로그램 자체를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모든 게 예전대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것을 맞는다는 것이 때로는 이렇게 불편하고 짜증스럽습니다. 문제는 새 프로그램에 있는 게 아니고 컴퓨터를 잘 모르는 제게 있겠지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 (캐나다 시간) 산타클로스처럼 오랜만에 나타나셨던 J 장로님께서 제게 던진 화두에 대한 답변과 질문입니다. 이 글은 진즉 올렸어야 했는데 그 동안 토론방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좀 미루었습니다.   

 

그 때 J 장로님께서

 

요세프스가 (예수에 대해)언급한 부분이 훗날에 가필한 것이라고 또 주장하실 거면, 그 부분은 별도로 토론하지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기억하시지요?

 

그 말씀에 제가

 

저는 그 책에 예수가 몇 번 언급돼 있는가를 일일이 뒤져본 적은 없고 다만 그 장서의 18 권과 20 권에 한 번 씩 두 번 간략하게 언급돼 있다고 남들이 그러니까 그런 가 보다 하는 겁니다. 그 부분은 읽어봤는데 정말 이 사람이 유대고대사를 쓰면서 왜 예수를 이렇게 가볍게 취급했을까 하는 의문은 들더군요. 가필 문제도 남들이 그렇다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지 제가 무슨 고대사 문헌학자라고 그걸 따지고 있겠습니까? 가필이든 아니든 그게 예수에 대한 믿음에 무슨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까 별 상관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었고요.

 

저는 잘 모르는 주제니까 토론할 건 없는데, 다만 J 장로님께서는 그 부분이 가필이 아니라는 점을 보강해 주는 자료를 가지고 계신듯하여 그 내용이 무엇인지 여쭤보려고 글을 올렸습니다.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문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짚고 넘어가는 방법은 그 사람들의 주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항이나, 부적합한 변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설명이 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용할 건 수용하고 변경할 건 변경해야 합니다. 신앙과 신학에서 이런 적합성을 구축하지 않고 옛 교리와 전통 관념들만을 고수한다면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2004 년엔가 영어책으로 조금 읽다가 지루해서 집어 치운 뒤, 최근에 번역본을 이용해 읽기를 마친 ‘The Jesus Mysteries’ 는 그 책 내용자체보다도 책 전체 분량의 3 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주석이 귀중한 자료 같습니다. 그 주석 자료는 필자가 인용한 책을 다 읽을 것도 없이 해당분야만 검색을 하던지 아니면 도서관에 갈 기회가 있을 때 찾아서 확인만 하면 되니까 참 편리하지요.

 

이 책과 주석 자료들은 예수 당대에 로마 통치 지역에서 역사서나 문학서를 집필한 대표적인 문필가들 27 명의 전 저작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런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명단은 미지북스에서 나온 이 책 번역판 209 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들 가운데 누구도 예수를 언급하지 않았다

 

단 예수와 관련해 말썽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의 처리문제를 언급한 로마 작가로 플리니우스, 수에토니우스, 타키투스 정도를 들고 있습니다. 그나마 네로가 로마 화재 사건의 책임을 그리스도교인들에게 덮어씌운 사건을 비교적 자세히 다룬 타키투스의 자료들마저도 당대에 수집된 증거를 토대로 쓴 것이 아니라 최소한 50 년이나 지난 후 수집된 구전자료라는 이야기라는 것은 이미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적어도 예수와 관련된 타키투스가 수집한 정보는 역사기록에 철저하고 법정사건의 경우 더욱 기록을 잘하는 로마사람들 (예수 사건 당대)의 문헌기록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떠도는 소문들을 대충 수집해 쓴 것이라는 말입니다.     

 

Flavius Josephus 유대 전쟁사유대 고대사에 대해서 말 하겠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예수 이야기는 그 핵심적인 줄거리에 관한 한 복음서의 내용들과 일치하는 점이 많습니다.

 

재미있게도 요세푸스란 인물은 처음에는 바리새인이었는데, 유대인 메시아 따위는 전혀 믿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나중에는 철저한 친 로마주의자로 살아간 사람이었습니다.

 

요세푸스 기록을 통해 역사적 예수를 설명한다는 것은 마치 태평양 전쟁 당시 조선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의의를 친일 역사가 이병도의 저작들을 통해 조명해 본다는 격인데, 워낙 자료가 없다 보니 그건 그럴 수 있다 손치더라도, 요세푸스의 예수언급에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가장 양심적인 초기 기독교 교부로 알려진 오리게네스가 한 요세푸스는 예수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한 증언입니다.     

 

It is often argued that "He was [the] Christ" can only be read as a profession of faith, and Josephus was almost certainly not a Christian, instead remaining a conventional Jew; Josephus' lack of Christianity was even mentioned by early Christian writers prior to Eusebius, such as Origen (Origen, Contra Celsus, 1:47 )(as noted above). For example, John Dominic Crossan has put it this way:The problem here is that Josephus' account is too good to be true, too confessional to be impartial, too Christian to be Jewish . (John Dominic Crossan, The Historical Jesus: The Life of a Mediterranean Peasant)

 

오리게네스와 유세비우스(가필된 요세푸스의 저작을 처음 제시한 사람) 사이의 어느 시점에 가필이 이루어졌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 같습니다. 

 

둘째, 유대 전쟁사에서는 예루살렘 절멸의 원인 중 하나로 종교적 산적들과 사기꾼 (유대 메시아를 그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들의 준동을 거론한 그가 도중에 느닷없이 예수를 메시아로 칭송하는 글을 그것도 문체가 다른 글로 썼다는 건 학자들이 보기에 좀 이상했을 것 입니다.

 

바리새인에서 친로마주의자로 변절한 그의 생애를 볼 때 자기가 쓴 글에서 예수를 훌륭한 사람이라느니 진리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선생이었다느니 하는 표현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작가였다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김남주 시인의 시집 조국은 하나다에서 전두환은 의리가 있는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퇴임 후에는 많은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는 내용이 진담으로 들어간 시를 발견한 것과 같은 어색함을 줍니다.  

 

제가 듣기로는 박형룡 씨가 비교종교학을 쓰기도 했다는데 무슨 목적으로 그 사람이 비교종교학 책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박형룡이 쓴 그 책 중간에 느닷없이 예수가 싯다르타 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아 인도를 여행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라는 내용이 밑도 끝도 없이 들어가 있다면 다른 사람에 의한 가필이나 수정의혹이 제기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저는 지금 요세푸스의 예수언급이 후에 가필되었다는 주장 편을 들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가필이 아니라고 확신하는듯한 J 장로님의 근거는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있는 것 입니다. 직접 설명을 해 주셔도 좋고, 근거자료를 주시면 제가 읽어보고 반대쪽 자료와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답변 주셔도 무방합니다) 공부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올린 글이니까 자료가 객관타당성이 있으면 다른 반론을 올리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