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라사태가 불러온 논쟁의 단상

황구라 사태가 불러온 논쟁의 단상

sarnia 2005. 12. 21. 09:13

우선 김창한 님의 좋은 지적 감사 드립니다.( 분은 캐나다 동포신문 사이트에 황박을 맹목적으로 지지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존적인 고뇌의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사람들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들의 행동양태를 집단광기라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답글을 주신 있습니다.)  늦었지만 가지 문제에 대해 짚어볼까 합니다. 시드니 폭동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인종주의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아마 평범한 상식인들 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 내부에 잠재하고 있던 편견이 집단적으로 어떤 동기와 결합됐을 평소에는 상상도 없었던 사태가 발생합니다. 집단광기 라는 말은 이런 종류의 사회현상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용어이지 집단에 속한 개인을 표적으로 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개인 간의 편차 보다는 개인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차이가 같다 남부군저자 李泰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태 전투에서의 용감성에 의견을 적용했지만 나는 개인의 이성이나 감정의 영역에서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황우석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포털 사이트에 막무가내 글을 올린 많은 사람들이 시와 때에 관계없이 줄곧 몰상식한 사람들은 아닐 입니다. 그러면 진실이 어찌됐던 무조건 덮고 가자는 애국(?) 외침이 나라를 뒤덮은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개인적인 짐작입니다만 적어도 당시에는 아직 이성은 황박을 믿고 있다 사람들 보다는 이유야 어찌됐건 믿고 싶다거나 무조건 덮어야 한다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평상시의 보통사람들이 황박사태 수준 비상시에 어떤 정도의 몰상식한 사람들 돌변할 있느냐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잠깐 여담입니다만  이유야 어찌됐건이라는 말과 인위적 실수라는 말은 당분간 유행어가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건 김창한님이 예를 드신 과거의 주사파가 지금은 조갑제의 홈페이지에서 좌파를 까고 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H 씨가 과거에는 주사파였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극우언동을 하고 다닌다고 해서 사람이 몰상식하다고는 없습니다. 사람이 지금도 주사파인데 조갑제에게 뒷돈을 받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아니라면 말입니다.

   어쨌든 제가 일종의 칼럼형식의 글에서 다룬 주제가 이번 황박사태를 계기로 표출된 집단심리에 대한 문제제기였지 집단에 속한 개인의 실존적인 문제를 다룬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도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김창한 님과는 다르게 저는 평소에 CGJ 독립신문 같은 극우 사이트를 주로 돌아다닙니다. 이것은 이것들이 오늘은 무슨 주접을 떨고 있나’(표현이 상스럽지만 솔직한 마음입니다) 궁금한 개인적인 악동취미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황박사태를 통해 극우세력은 원론적인 의미의 그들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극우세력은 가당치도 않게 다원주의 자유주의를 걸핏하면 주장하고 있는지 아주 못마땅(/) 했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국가와 민족 위에 아무것도 없다 극우 본연의 임무에 아주 충실했으니까요.

 

로컬 사이트에 자주 깊고 분석적인 글을 올려 주셔서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