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sarnia 2010. 5. 18. 12:04

안녕하세요. sarnia 입니다.

 

오늘은 천안함이 북한 중어뢰에 의해 격침됐을 것을 학수고대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그 분들의 귀가 번쩍 뜨이는 분석자료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북한 해군전력에 의한 천안함 격침설을 최초로 제기한 사람은 놀랍게도 해외 진보논객이자 재미군사평론가 H 씨 입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에 의해 친북인사로 분류된 이 재미교포 군사평론가의 분석이 담긴 칼럼은 등록 수 시간이 지난 후 사이트에서 사라집니다. 저는 당시 그 양으로 봐서는 논문이라고 해야 마땅할 이 칼럼을 모두 정독했지만 동의하지는 않았습니다.      

H 씨의 칼럼 중 사건 당시 인근 해역에서 진행했던 한-미 군사해상작전 정보 일부를 인용합니다.

천안함이 침몰하기 3 일 전 미 제 7 함대 와 한국군 전함들로 구성된 대규모 해군전력이 백령도 인근해상에 집결했습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Key Resolve 에 이어지는 Foal Eagle 해상작전을 연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백령도 해상에 집결한 전함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9600 톤 급 미사일 순양함 샤일로호 (USS Shiloh) 9200 톤 급 미사일 구축함 래슨호 (USS Lassen) 9000 톤 급 미사일 구축함 존 매케인 호 (USS John S. McCain) 8300 톤 급 미사일 구축함 USS Curtis Wilbur 호   3300 톤 급 구난함 USS Salver. 그리고 7 함대의 해상작전에 동원된 한국군 전함들은 8500 톤 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 호, 4400 톤 급 구축함 최영호 호, 440 톤 급 고속정 윤영하 호 등 입니다. 이 대규모 연합함대는 미국 제 7 함대 기함 1 만 6 천 900 톤급 불루릿지 호 (USS Blue Ridge) 가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이 해상훈련의 목적은 평양으로 들어가는 서해관문인 남포항을 기습점령하고 동시에 함대지 미사일로 평양을 타격한다는 위험천만한 선제공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것 이었습니다. 미 7 함대의 순양함과 구축함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RGM-165로서 MK-125 (폭발파쇄탄두)를 장착하고 있는데 사거리 280 km 의 이 함대지 미사일은 마하 3.5 의 초음속으로 날아가 발사 2 분 8 초 만에 평양시가지에 도달하여 타격목표물과 인근 인구밀집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가공할 무기체계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군의 포항급 초계함들이 북한의 수도와 육지에 밀착 근접거리에서 벌이는 이 도발적이고도 자극적인 해상작전을 외곽에서 지원하기 위한 해상경비전력으로 동원됐다는 것 입니다. 이 해상경비에 동원된 포항급 초계함들이 PCC-772 (천안함) 과 PCC-778 (속초함) 이었습니다.

사건초기 국방장관 김태영 씨는 아주 명백한 거짓말을 했는데 천안함이 독수리작전과 관계가 없다는 말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어뢰피격가능성을 제기하는 해군참모총장에게 “예단하지 말라”며 면전에서 망신을 줍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대북 군사정보를 다루는 최상위부대는 국방부 산하의 국방정보본부 입니다. 이 국방정보본부 산하에는 국군정보사령부 (오홍근 기자를 식칼로 찌르고 달아난 사건으로 유명한) 와 제777 부대, 그리고 사이버 사령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군사정보를 판단하는 최종권한은 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사령부 정보부대에 있다는 것 입니다. 정찰위성과 고공정찰기 등 이 모두 이들의 손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한미군 정보부대는 본토의 육군본부 예하에 직속으로 편성돼 있으면서 한반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제 501 군사정보여단입니다.

이 501 정보여단이 천안함과 관련된 최초상황이 발생했을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보고한 내용이 무엇이냐!!!

이것이 천안함 사건의 열쇠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놀랍게도 주한미군 정보부대가 지휘계통을 통해 백악관 국가정보국장 (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Dennis C. Blair 에게 최초로 보고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안함이 인민군 잠수함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

이 보고와 동시에 미국에 있던 두 주요인사가 한국으로 날아갑니다. 한 명은 알려진대로 당시 잠시 귀국 중이었던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고 또 한 명은 최초보고를 받은 백악관 국가정보국장이 급파한 Sylvia Copeland 백악관 국가정보국 북한 담당관 입니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사실입니다.

원래 최초 상황분석칼럼을 올렸다가 누군가에 의해 그 게시물이 삭제된 군사평론가 H 씨는 주한미군 정보부대의 최초보고를 문자 그대로 믿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분의 주장은 자국 영토와 수도를 위협하는 미 7 함대의 해상작전을 가상북침전쟁연습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찰 목적으로 파견한 잠수함이 한국측 초계함들에 의해 위치 노출 위협을 받자 그 중 하나를 선제공격하고 후퇴했다는 것 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H 씨는 군사평론가이자 군사정보통이지 북한의 무기체계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무기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 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북한의 해군전력과 잠수함의 기동력, 더구나 사건 당일 밤의 해저 상황(조류와 파고 등)으로는 이런 식의 선제공격과 무사 귀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북한 무기전문가들의 지적이었지요.        

문제는 제 501 군사정보여단이 최초에 북한 어뢰를 언급하면서 보고했는데 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이를 묵살하고 자국은 물론이고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정보통제를 실시했느냐는 것 입니다. 무언가 정보통제를 실시하고 시간을 두고 장고해서 발표를 해야 할 만한 다른 상황이 벌어졌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Sylvia Copeland 백악관 국가정보국 북한담당관이 민항기가 아닌 특별기 편으로 오산 비행장을 통해 입국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501 정보부대가 제공한 정보를 접수했을 한국의 정보기관이 이 정보를 토대로 한 어뢰격침발표를 못 하게 하고 무엇보다 ‘어떤 알려지지 않은 중대한 사안’ 을 청와대 안보라인과 협의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알려진 정설입니다.  

어이없게도 한국정부는 사건 발생 당시의 TOD 동영상과 천안함과 제 2 함대 사령부 간의 교신기록이 없다고 우기는, 누가 봐도 무리하기 짝이 없는 은폐를 강행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정황과 연결해서 해석할 때 비로소 이해가 가능한 것 입니다.  

북한 당국은 속초함이 사건 발생 1 시간 30 분 (1 분 30 초가 아닙니다)이 지나서야 함장 재량으로는 절대 사격이 불가능한 75 mm 함포를 5 분 이상 발사하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이런 제목의 백분토론회를 소집했다고 하지요.

'저 속초함은 왜 또 지랄인가'

어뢰격침?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뢰격침이 아니더라도 좌초나 금속피로 같은 해난사고 이상의, 다시 말해 뭔가와 충돌해서 일어난 사고 일 수도 있겠구요.

다만 해난사고가 아닌 어뢰에 의해서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계신 분들은 반드시 그 어뢰가 북한 잠수함에 의해 발사된 것이길 기원하는 고사 또는 통성기도회를 함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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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백보를 양보해서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아 격침됐다고 칩시다.    
  
“근데 말이죠. 그게 그렇게 자랑입니까?”

하는 게 정신이 제대로 박힌 대한민국 사람들의 반응일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