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신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상은 이 사회가 건전하고 합리적인 진보를 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한국 개신교의 대부분이 그 동안 보여온 배타적 신앙 과 공격적 선교행위에 설득되는 대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개신교에 포진하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첫째, 고급정보와 지식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인터넷의 발달과 맞물려 그 확산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영지주의나 Intelligent design 같은 종교학의 테마들을 둘러싼 논쟁에 전문가 수준의 이론 경지에 이른 네티즌들이 대거 끼어들어 온갖 발언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둘째, 다원주의가 포스트모던 사회의 중요한 현상으로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당 수의 똑똑한 기독교 대중들은 종교에 있어서 다원주의가 결코 종교혼합주의나 상대주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자기’의 고도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사회학이나 실천철학의 이론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현명한 ‘기독교의 자구이론’ 이라는 것 까지 눈치채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그 동안 한국 개신교의 보수주류가 행해온 어처구니없는 삽질의 정도로 보아 저는 개신교인 수가 이 정도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저는 기장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국 개신교 대부분과는 다른, 기장다운 정체성을 계속 발전적으로 지켜나가기를 바라며 그것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제 글이 너무 길다는 어느 분의 충고가 있어 짧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