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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운전하기

sarnia 2016. 10. 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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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Driving in the Rain 





일본은 운전방향이 반대다. 차량이 좌측통행을 한다. 운전석은 오른쪽이다. 운전방향이 반대인 나라에서 운전하는 게 어려울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게 싸르니아의 대답이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의외로 쉽게 적응된다. 






오키나와는 나하 뿐 아니라 외곽도로도 도시처럼 교통량이 많은 편이다. 이런 곳에서 약 300 여 km 를 운전하는 동안 운전방향을 착각하거나 착각할 뻔 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착각은 생각지도 않은데서 발생했다. 역시 반대 위치에 붙어있는 와이퍼와 시그널을 몇 번 잘못 작동한 것이다. 미리 예측이 가능한 회전구간에서는 이런 착각을 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야 할 경우 무의식적으로 시그널대신 와이퍼에 손이 갔다. 


이건 비단 나 뿐 이 아닌 것 같았다. 와이퍼가 쓸데없이 왔다갔다 하는 차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차들 테일게이트에는 십중팔구 '외국인 운전자' 마그네틱이 붙어있을 것이다.



보기보다 실내공간이 넉넉했던 Honda Fit Hybrid 

연비는 리터당 약 20 km 정도로 계산하면 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운전방향보다도 교통법규다. 일본에서는 빨간불이 켜져 있을때 좌회전을 할 수 없다. 이런 신호체계에서는 빨간불과 직진표시 파란불이 함께 켜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자기가 직진한다면 어리버리하지말고 그대로 직진하면 된다. 


우회전은 비보호이건 신호를 받는 경우이건 캐나다의 죄회전 규칙과 다르지 않으므로 따로 주의할 점은 없다. 신호가 없는 횡단보호에서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고 서 있으면 무조건 차를 세워야 하는 것 역시 일본이나 캐나다나 차이가 없다.  

     

오키나와의 운전문화는 아주 나이스 하다. 양보할 필요가 없는데 양보해 주는 경우도 많다. 오키나와 운전자들이 이럴 때 주는 사인은 하이빔을 깜박이는 것이다. 기다릴테니 먼저 가라는 신호다. 처음에는 하이빔을 깜박이는 걸 보고 '자기가 먼저 갈테니 오지말라'는 경고신호로 해석했다. 당연히 당신이 우선이니 깜박거릴 것 없이 먼저가라며 계속 기다렸는데 그게 아니었다. 상대측 운전자가 가지 않고 다시 하이빔을 깜박이는 것을 보고나서야 우선권을 나에게 양보하겠다는 신호인 것을 알았다. 이런 경우는 혼잡하지 않은 도로에서 비보호 우회전을 할 때 자주 발생했다.  





렌트카는 보통 공항에서 빌려 공항에서 반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싸르니아처럼 짐이 없이 혼자 여행하는 경우라면 굳이 복잡한 공항 영업소에서 긴 대기시간을 소비해가며 차량을 렌트할 필요가 없다. 나하시내의 토마린 영업소에서 차를 빌렸다. 토마린 영업소는 오키나와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58 번 국도 바로 옆에 있으므로 길찾기가 편리하다. 호텔로 라이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나하 시내라면 호텔은 토마린 영업소와 국제거리 중간 쯤인 미에바시 역 근처에 잡는 게 좋다. 호텔에서 토마린과 유이레일의 미에바시역, 국제거리는 모두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마지막 날 저녁은 어차피 국제거리에서 쇼핑을 하며 보낼 것이고,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하자마자 미에바시역에서 유이레일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스케쥴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항 영업소가 아닌 시내 영업소에서 차를 빌리면 차량렌트비도 하루 절약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 차는 곧 '자유'를 의미한다. 렌트카가 필수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그만큼 동선에 제약이 많다. 다만 국제거리 등 나하시내의 다운타운에서는 차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혹'이다. 여행일정을 잘 고려해서 나하시내를 돌아다니는 날은 차 렌트 기간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경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주차요금은 하루에 보통 700 엔에서 1000 엔을 잡으면 된다. 무인주차장이 대부분인데, 이용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면 주차블럭이 자동으로 기립한다. 주차블럭이 기립하면 당연히 차를 움직일 수 없게된다. 정산기에 자기 주차스팟의 번호를 누르고 요금을 투입하면 주차블럭이 다시 자동으로 내려간다.   





어느 나라나 비슷하지만 연료는 처음 받을 때 처럼 가득 채워서 반납하는 게 좋다. Fuel Purchace Option 도 있지만 통상 리터 당 두 세 배 비싼 가격으로 계산해야 한다. 차를 반납할 때 렌트카 회사 직원이 연료게이지를 확인할 뿐 아니라 주유날짜와 시간이 찍힌 영수증 제시를 요구한다. 하이브리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연료비는 별로 들지 않는다. 약 300 km 정도 주행했는데 연료비는 2000 엔이 조금 넘었다.  


면책보상보험은 가장 비싼 Premium Safety Pack 으로 드는 것이 현명하다. 한국어로 '프리미엄 안심팩'이라고 한다. 대인-대물 차량보상은 물론 영업보상금과 타이어 손상, 견인거리 무제한, 사고 후 두 번 째 차량렌트비까지 커버해 준다. 가장 비싸봤자 하루에 1080 엔이다. 하루 10 불로 peace of mind 를 살 수 있는데 이 돈을 아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도 같은 것은 필요없다. 최신형은 아닌 것 같지만 모든 차량에 기본으로 다국어 GPS 가 장착되어 있다. 맵코드와 전화번호표만 있으면 갈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멥코드와 전화번호가 적힌 책자는 출발할 때 렌트회사에서 준다. 목적지 맵코드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GPS 여자가 시키는대로 가기만 하면 된다. 



시키는 대로 왔는데, 도대체 여기가 어딘고? 




외국인 여행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렌트회사는 OTS 다. 40 일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놀라우리만치 저렴한 가격에 차를 빌릴 수 있다. 요금은 예약할 때 결제하는 게 아니라 영업소에서 차를 빌릴 때 결제한다. 하이브리드 혼다 Pit 을 하루 4000 엔 정도에 빌렸다. 그 요금에는 위에 언급한 Peace of Mind 보험이 포함되어 있다. 차량은 2016 년식이었다. 


필수적으로 가져가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국제운전면허증 (1949 년 9 월 19 일 Geneva Convention 연호가 기입되어 있어야 함)

2. 자기 나라 운전면허증 (원본) 

3. 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