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작곡가 장덕의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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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he top of the world’를 포스팅 배경음악으로 올렸다. Keren Carpenter 남매가 부른 불후의 명곡이다. 제목을 우리말답게 번역하자면 '너무나도 행복한 지금...' 정도가 될 것이다. 그 때 문득 전설의 천재 작곡가 겸 가수 한 명이 떠 올랐었다. 그의 이름은 장덕이다. 아마도 장덕이 Karen Carpenter 와 유사한 점이 많아서 였을 것이다.
두 여성가수 모두 친오빠와 남매듀엣을 결성해 가수활동을 했다, 둘 다 30 전후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둘 다 호랑이띠, 12 년 차이 띠동갑이다. 사망한 년도는 각각 다르지만, 운명적인 우연인지 두 사람 모두 2 월 4 일 숨을 거두었다. 혹시 요일도 일치하는지 궁금해서 달력을 검색해봤다. 요일은 하루 차이가 난다. Karen이 죽은 1983 년 2 월 4 일은 토요일이었고 장덕이 죽은 1990 년 2 월 4 일은 일요일이었다.
Karen 은 영양실조에 의한 심장쇼크로 사망했다. 기록에 따르면 장덕의 사망원인은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쇼크사였다. 근데 사망의 종류가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 단순 약물 사고사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자살의 개연성이 너무 높다. 친오빠 장현 역시 같은 해 8 월 설암으로 사망했다.
싸르니아는 장덕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를 잘 몰랐었다. 당시엔 대중문화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가수가 현역으로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을 땐 잘 몰랐다가 수 십 년에 지난 다음 팬이 된 경우도 있다. 이선희의 경우가 그렇다.
장덕의 경우엔 내가 그의 팬이 됐다고까지는 할 수 없겠으나, 그의 가수생활 프로필을 보고 많이 놀랐었다. 내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애창곡이었던 ‘소녀와 가로등’을 비롯 2 백 여곡이 넘는 작품들이 그가 청소년 시절 작곡한 노래들이라는 게 생경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소녀와 가로등은 1977 년 나온 노래다. 장덕은 1962 년 4 월생이니까 최소한 중학교 3 학년 이전에 이 노래를 작사/작곡했다는 말이된다. (사실 장덕은 1961 년 생인데 자기 나이를 한 살 줄여 1962 생인 걸로 알려졌다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그를 처음 접한 것은 노래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서인 듯 하다. 우선 그의 오빠 장현은 1976 년 개봉된 석래명 감독의 영화 ‘고교얄개’에 단역 (자전거 하이킹에서 노래를 리드하는)으로 출연했었다. 당시 이 영화의 주연은 김정훈 이승현 강주희 진유영 등이었다. 싸르니아가 친구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러 간 이유는 이 영화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정윤희가 조연으로 출연했기 때문이었다. (나름 연상 취향..) 정윤희는 주인공 이승현 (나두수?) 의 누나 역으로 나왔었다. 장덕 자신은 비슷한 배우들이 출연했던 또다른 하이틴 영화 ‘우리들의 고교시대’에 단역이 아닌 조연으로 출연했던 것 같다.
그때는 그가 그저 별로 알려지지 않은 무명 영화배우인줄 알았었다. 그가 원래 가수였으며, 가수 이전에 대한민국 대중가요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천재작곡가였다는 것, 게다가 놀랍게도 중학생 시절 그 불후의 명곡들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은 아주 한참 후에 알았다.
위에 있는 동영상을 보면 노래와 함께 장덕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사진이 나온다.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혹시 조금 넓은 미간과 천재기질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걸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