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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래 그리고 유령

sarnia 2010. 9. 17. 14:36

 

 

“Are you about fourteen?” he said.

 

“What?”

 

“Would you hand me that rope? It’s just at your feet.

 

토마스 해리스의 유명한 소설 the silence of the lambs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뚱뚱한 여자의 스킨으로 옷을 만드는 행위를 창작활동으로 알고 있는 제임 검브가 테네시 주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을 유괴 납치하는 현장에서 납치범 제임과 캐서린이 나눴던 대화죠.

 

얼마 전에 작고한 번역가 이윤기 씨는 양들의 침묵’(고려원 1991 년판)에서 이 대목을 이렇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열 네 살?”

 

저는 처음에 이윤기 씨가 오역을 했다고 판단했었는데요. 지금은 그의 번역이 오역이 아니라 정확한 의역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 상황에서 느닷없이 Are you about fourteen? 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 사이즈가 14 ?” 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나이를 묻는 질문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다분하지요.

 

그 노련한 번역가는 아마 정신병자의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어리둥절했을 캐서린의 입장에서 이 대사를 해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상점 14+ 간판을 바라보고 있자니 20 년 전에 보고 읽은 영화와 소설의 한 대목이 갑자기 떠 올라서요^^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쉽게 비판하기보다는 상대의 깊은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 보려는 마음을 가져 보는 것……

 

sarnia 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가 봅니다.

 

 

 

솔직히 태국 여행보다는 한국 여행 일정 짜기 재미가 더 쏠쏠합니다.

 

그 밖에 무궁화호 타고 정동진에 가서 해물수제비먹고 오기. 돌아오는 길에 도계중학교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의 주무대) 들르기.

 

KTX 타고 밀양 가서 아랑 누님에게 인사 하기. 새마을호타고 곡성 기차마을 갔다 오기. 부전(부산)에서 순천까지 경전선 무궁화호 타보기. 낙안읍성과 염상구가 일하던 벌교 청년단 사무실 방문하기 등등           

 

 

 

 

  

 

 

집에서 약 5 분 거리에 있는 공원묘지인데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가끔 산책을 하는 곳 입니다.

 

오늘은 주황색 셔츠를 입고 조깅을 하던 금발 여자가 보이지 않는군요. 1800 년대 말 부터 1950 년대 사이에 죽은 사람들이 많이 묻혀 있는 유서깊은 묘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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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이야기하니 그 금발여자가 생각나고 그러다보니 유령이 생각나고 유령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마자 팬텀과 크리스티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 도시가 그리워지네요.   

 

 

 

그 거리 그 골목들...... 

 

가 본지가 벌써 5 년이나 지났네요.

 

모두 안녕하신지......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그리고 보스턴......

 

심심한 sarnia 님은 아무래도 복작거리는 사람사는 곳이 그리운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