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about fourteen?” he said.
“What?”
“Would you hand me that rope? It’s just at your feet.
토마스 해리스의 유명한 소설 the silence of the lambs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뚱뚱한 여자의 스킨으로 옷을 만드는 행위를 창작활동으로 알고 있는 제임 검브가 테네시 주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을 유괴 납치하는 현장에서 납치범 제임과 캐서린이 나눴던 대화죠.
얼마 전에 작고한 번역가 이윤기 씨는 ‘양들의 침묵’(고려원 1991 년판)에서 이 대목을 이렇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열 네 살?”
저는 처음에 이윤기 씨가 오역을 했다고 판단했었는데요. 지금은 그의 번역이 오역이 아니라 정확한 의역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 상황에서 느닷없이 Are you about fourteen? 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 사이즈가 14 냐?” 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나이를 묻는 질문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다분하지요.
그 노련한 번역가는 아마 정신병자의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어리둥절했을 캐서린의 입장에서 이 대사를 해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상점 14+ 간판을 바라보고 있자니 20 년 전에 보고 읽은 영화와 소설의 한 대목이 갑자기 떠 올라서요^^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쉽게 비판하기보다는 상대의 깊은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 보려는 마음을 가져 보는 것……
sarnia 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가 봅니다.
솔직히 태국 여행보다는 한국 여행 일정 짜기 재미가 더 쏠쏠합니다.
그 밖에 무궁화호 타고 정동진에 가서 해물수제비먹고 오기. 돌아오는 길에 도계중학교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 의 주무대) 들르기.
KTX 타고 밀양 가서 아랑 누님에게 인사 하기. 새마을호타고 곡성 기차마을 갔다 오기. 부전(부산)에서 순천까지 경전선 무궁화호 타보기. 낙안읍성과 염상구가 일하던 벌교 청년단 사무실 방문하기 등등
집에서 약 5 분 거리에 있는 공원묘지인데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가끔 산책을 하는 곳 입니다.
오늘은 주황색 셔츠를 입고 조깅을 하던 금발 여자가 보이지 않는군요. 1800 년대 말 부터 1950 년대 사이에 죽은 사람들이 많이 묻혀 있는 유서깊은 묘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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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이야기하니 그 금발여자가 생각나고 그러다보니 유령이 생각나고 유령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마자 팬텀과 크리스티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 도시가 그리워지네요.
그 거리 그 골목들......
가 본지가 벌써 5 년이나 지났네요.
모두 안녕하신지......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그리고 보스턴......
심심한 sarnia 님은 아무래도 복작거리는 사람사는 곳이 그리운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