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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사, 그리고 새 차 100 일 기념 주행 테스트

sarnia 2010. 9. 5. 00:50



 

주변에 계신 분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볼륨을 줄여주세요. 끄시든가......  

 

5 25 . 그러니까 석 달 열흘 전쯤.

 

몰던 차를 아이에게 주고 새 차를 구입했습니. 나 혼자만 몰고 다닐 작고 귀여운 놈으로……

 

저는 원래 새 차 욕심 같은 거 없는 사람인데, 4 월 말쯤 인가. 장거리 여행갈 때 와이프에게 차 좀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 당한 게 하도 분하고 억울해서 갑자기 하나 장만하게 된 것이죠.

 

어제가 태어난지 100 일 된 그 놈의 "가혹한 주행 환경 적응훈련' 날이었어요. 구입 후 지금까지 총 주행거리는 약 7200 km. 지난 7 월 캘거리와 카나나스키스 컨츄리에 한 번 다녀온 것 제외하면 거의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한 셈입니다.

 

노동절 휴일을 하루 앞당겨 금요일부터 오프를 하고 이 날 아침 아홉 시쯤 출발.

 

 

 

일정을 길게 잡아서가 아니라 일단 연휴가 시작되면 산으로 가는 행락객들이 많아지니까 좀 조용히 다녀오고 싶어서……

 

시험주행 구간은 에드먼턴- 록키마운틴하우스-사스카체완 리버크로싱-레이크루이즈-모레인레이크-밴프-캘거리-레드디어-에드먼턴으로 이어지는 약 960 km 남짓. 물론 하루에 주파했습니다.

 

연비측정 구간은 록키마운틴하우스에서 아이스필드파크웨이를 거쳐 캘거리로 내려갔다가 다시 레드디어까지 올라오는 615 km. 산악도로와 평지가 반반씩 섞인 구간입나다.

 

소비연료 34 리터. 리터 당 평균 주행거리 18.08 km.

 

 

 

기억나시는 분은 기억나시겠지만 나는 4 월 말 역시 산악도로와 평지가 반반씩 섞인 구간에서 기아의 미니크로스오버 Soul 을 주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Soul 의 리터당 평균 주행거리는 약 14 km. 공교롭게도 이 두 차의 배기량 (2,0 리터)은 같답니다.

 

정확한 데이터 기억은 없지만 Soul 의 사촌언니들인 소나타와 엘란트라의 연비가 기대이상으로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Soul의 연비에는 약간 실망했었지요. 

 

기아차 분발하세요.이제 한국차라고 해서 교민들이 무작정 이쁘게 보고 사 주지 않으니까요.

 

Mazda 3 는 추월 가속력도 양호한 편이고 고속 정숙주행시 RPM 도 낮은 회전속도에서 안정적이었구요. 오르막에서 가속한다고 RPM 4000 이상으로 몇 분간이나 유지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이야기는 그만하고......

 

보시다시피 록키 사진이라는 게 다 비슷비슷해요. 이 날은 낮에는 더운데다 (24 )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여서 햇빛이 무척 거칠었습니다.

 

에드먼턴에서 출발하면 오후에야 산에 도착하게 되는데 시간도 그렇고 사진 찍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레이크루이즈나 모레인레이크 같은 중요한 포인트들은 모두 지독한 역광에다 수증기 때문에 공기빛깔마저 탁해 제 시선이 머물만한 곳을 찾기가 좀 어려웠지요.

 

 

제가 산을 여행 할 때 제 시선을 가장 오래 붙잡는 것 하나가 있다면 바로 팀버라인입니다. 팀버라인은 식물생장한계선입니다.

 

해발고도 2200 미터 부근에 형성돼 있는 팀버라인이야말로 식물과 자연환경간의 투쟁이 가장 격렬하게 벌어지는 마지노선일 것 입니다.    

 

연중 9 개월에 달하는 겨울 동안 영하 4-50 도의 칼바람을 맞아가며 저 고산지대에 선을 이루고 있는 키작은 전나무들을 볼 때마다 작은 감동과 경의를 느낀답니다.  

 

 

Peyto Lake (피-토 레이크) 입니다 --페이토가 아니고......

 

호수의 물은 미스타야 계속으로 뻗어있는 미스타야 강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모레인레이크 빙하잔재 돌무더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10 대 후반쯤 된 한국 여학생 두 명이 다람쥐에게 빵 조각 같은 것을 주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약간 지쳐있던 터라 그냥 지나가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뒤 돌아서서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지 마세요

 

느닷없이 들려오는 한국말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더니 검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네 죄송합니다하더군요. 나한테 사과를 할 필요는 없는 건데…… 암튼 그 어색한 미소를 보니 좀 쌀쌀맞게 주의를 준 것이 약간 마음에 걸렸습니다. 

 

 

 

여기서 잠깐 광고 한 마디. 언젠가 수퍼스토어에서 사온 뜸양꿍 라면이라는 건데…… 국물 맛이 아주 일품이던데요. 라면 특유의 식후 부담도 없고.

 

앞으로는 라면을 두 종류를 사다 놓아야겠습니다. 한국라면은 한국라면대로 이 태국 라면은 이것대로 쓸모가 있을 듯.

 

 

 

 

 

강렬한 역광때문에 그 아름다운 모레인레이크의 모습을 이런 식으로 밖에는 사진에 담을 수 없군요. 죄송...... 

  

 

 

 

이 호텔이 그 유명한 샤토레이크루이즈 호텔입니다. 겨울 스키시즌에 할인가격으로 숙박하면 약 150 ( 17 만 원) 정도에 방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6 월부터 9 월까지 이 호텔의 레이크 사이드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방을 구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답니다.   

 

 

무지막지한 역광과 수증기증발로 세계 10 대 절경 중 하나인 레이크루이즈의 체면이 어제는 말이 아니게 됐군요.

 

, 레이크루이즈의 진면목은 달력 같은데 많이 나오니까 거기서 보심 되구요.      

  

 

록키 이야기도 그만하고......

 

캘거리에서 월남국수로 저녁식사를 마치니까 아홉 시쯤 되더군요. 다운타운 근처에 있는 언덕에 올라가 야경을 몇 컷 찍었지요.

 

삼각대 퀵슈에 카메라를 장착하긴 했는데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삼각대를 거치할 마땅한 장소가 없었어요.

 

야경모드의 셔터스피드는 2.5 분의 1 , 0.4 초로 아주 느립니다. 이 속도에서 과연 삼각대 없이 블러리하지 않은 사진이 나올 수 있을까 의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 오르더라구요.

 

야간사격 한다고 소총을 삼각대에 거치해야 하나? M16A1 자동소총 방아쇠에 셀프타이머나 릴리즈모드가 있나?

 

당연히 없지요 (모르죠. 요새는 있는지도).

 

야간사격에 가장 유리한 사격자세는 엎드려 쏴이지만 내가 이 나이에 땅바닥에 엎어져 있을 수는 없고, 차선책으로 무릎 쏴 자세를 취했습니다.

 

삼각대를 제거하지는 않은 채 대신 1 단으로 접어 겨드랑이에 밀착시키고 숨을 멈춘 상태에서 5 초 이내에 검지보다 무거운 중지를 이용해 부드러운 터치로 격발……  세 컷 찍었는데 세 컷 모두 흔들림 같은 건 눈에 띄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