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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의 과거다

sarnia 2010. 8. 23. 05:30

 

두 달 전쯤 제가 좀 특이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태사랑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회원이 있다면’…… 뭐 이런 식의 제목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여행기나 호텔 후기 같은 것들을 제 나름의 취향과 주관적 판단을 기준으로 몇 개 선정한 게 그 내용이었지요.

 

그 때 제가 선정한 작품들 대부분이 여성 또는 여성으로 추정되는 분들의 포스팅이라 좀 민망했던 적이 있는데요. 맹세코 제가 끌렸던 을 선정함에 있어서 여성이라고 더 높은 호감을 느끼고 점수를 준 거 전혀 아니었답니다. 그냥 포스팅 그 자체만을 읽고 필이 꽂이는 대로 골라 본 거지요.

 

그건 그렇고……

 

요새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남자보다 여자가 원래 우수한 젠더가 아닌가 하는 생각.

 

제가 살고 있는 나라 통계를 보면……대부분 기업들의 매니저나 수퍼바이저의 절대 다수가 여자입니다. 대학 진학률도 남자보다 여자가 높습니다. 각 대학별 성비를 보면 워털루 대학 딱 한 군데를 제외하면 여학생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심지어 law school 의 경우도 여학생과 남학생의 졸업비율이 6 4 입니다. 학교에서의 성적도 여학생들이 우수합니다. 직장에서의 직무평가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좋습니다. 교사들의 압도적 다수가 여자입니다. 직업군별 성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행정 사무 전문직의 경우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데 비해 기능 또는 단순 노무직에서는 남성이 많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남녀간의 사회적 헤게모니 역전 현상이 벌어진 시기를 대체로 최근 10 년 안 쪽으로 보는 분석이 많은데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서구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지만 캐나다 역시 성차별 관습을 쓸어버리고 문화 혁명을 일으킨 세대가 다름아닌 1940 년대에 태어나서 1960 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입니다. 이들을 통틀어서 68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사회의 모든 분야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억압구조와 관련된 관습적 제도적 차별을 제거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세대집단입니다.

 

이들로부터 평등한 가정교육과 제도교육, 그리고 절대적인 사상 영향아래 자라난 세대가 지금의 3~40 대입니다. 비교적 평등한 조건 안에서 경쟁(?) 해 온 이들 자녀 세대 이후로부터 벌어진 재미있는 현상이 바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우수한 인생성적을 냈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오늘날의 남녀간의 사회적 헤게모니가 완전히 뒤바뀐 현상을 초래한 거 같다는 추측이 가능하겠지요.

 

원시공동체사회이후 수 만 년 이나 지속된 남성중심사회란 결국 자연선택이 아닌 문화선택의 결과였다는 것이 증명된 셈인데, 이 문화선택이 20 세기 중반 어떤 계기에 의해 일거에 (다시 말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뒤바뀌자마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그 사회권력의 축이 재빠르게 이동해 가는 현상을 보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그 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을 뿐 곧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서구의 40-60 세대, 68 세대에 비견할만한 한국의 문화혁명 세대가 있다면 60-80 세대일 것 입니다. 이 세대의 자녀들이 지금 10 대 초 중반에서 20 대 초반까지의 세대군을 이루고 있는데…… 어떤가요? 아드님도 똑똑하지만 따님들은 아주 더 똑똑하지 않나요?     

 

우리 어머니 세대가 우리 따님 세대보다 아이큐가 모자라거나 능력이 뒤처졌던 게 아니라 사실은 문화적 억압이 그들의 사회적 진출 통로를 차단하고 기량을 함께 억눌러 왔던 것이지요. 그들의 손녀들은 그 억압과 차단의 틀이 어느 정도 제거되자마자 놀라운 속도로 또래집단 안에서의 사회권력을 접수해 가고 있는 현상이 이를 멋지게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女必從夫라는 말을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뜻으로 알고 계신 한자세대 우리 어머니들과

 

여필종부라는 말을 여자가 필요할 때 종종 부르는 게 남자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 한글세대 우리 따님들과는

 

……의식의 출발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앞으로는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능력만을 기준으로 뽑아서는 안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능력만을 기준으로 뽑다 보면 여성들이 압도적인 다수로 합격할 게 뻔하니까요.

 

비록 능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성비균형을 위해 남자들에게 부가점수를 주는 어퍼머티브 액션을 도입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하면 제가 더위를 먹은 걸까요?  

 

남자사람들 중 쓸쓸해 지려는 분들은 그냥 이 노래나 들으면서……    

 

 

 

 

 

 

 

 

 

 

 

 

 

 

  

 

 

2010 년 가을 한국-태국 방문 준비 삼빡하게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