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형.
이명박과 반동 패거리가 집권한지 석 달도 채 안 돼 Bovine Spongiform Ecephalopathy로 의심되는 동물성치매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와대고 조중동이고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채 엉뚱한 소리들을 지껄이고 있는 것이 영 심상치가 않아서 하는 말입니다.
뉴욕과 워싱턴 L.A.의 한인회장들이 최근에 간성혼수에 빠진 중태환자들마냥 같은 헛소리를 한 걸 보면 이 병은 비슷한 종자들 사이에만 전염되는 특성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은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내의 육우 사육과 도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신문기사들을 한 줄도 읽어보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 그런 주제에 난데없이 미국 축산업계의 대변인이라도 된 듯이 행동하는 모양새가 아주 가관입니다.
FDA 에 압력을 가해 성인의 1 일 단백질 필요량을 상향 조정해 발표하게 할 정도로 탐욕스럽고 안하무인인 미국 축산업계의 로비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다급해진 이명박 패거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별 도움은 안됐을 걸로 압니다. 다른 동포단체들의 훨씬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반박성명으로 망신만 초래했으니까요.
L형.
이미 대다수 한국인들은 광우병에 대해 전문가 뺨치는 수준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문제의 핵심이 확률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검역 및 통상주권이라는 것도 명확히 자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쇠고기 통상타결과 FTA 의 독소조항인 투자자 국가대상 소송제의 결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지 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이명박이 BBK 와 관계가 없다”는 말보다 훨씬 가증스러운 거짓말입니다. 후자가 국민을 바보로 보고 지껄인 소리라면 전자는 국민을 엿으로 보고 내뱉은 말일 것입니다.
L형,
나는 지금 ‘광우병 파동’에 끼어들어 새삼스레 한 마디를 보태려고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주권회복운동을 주도하다시피 하고 있는 모국의 10 대 청소년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나머지 뿌듯한 감동으로 이 글을 써 내려갑니다. 그 기가 찼던 1980 년 대에 20 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와 너무 닮은, 아니 우리 보다 훨씬 일찍 철이 들고 지혜롭기까지 한 그들에게 어떤 연대감과 부러움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그들이 정보를 평가하고 상대를 설득할 언어로 조직할 능력은 아직 부족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쇠고기 협상’이 강대국의 횡포와 사대주의자들의 매국책동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지극히 정의롭지 못한 뒷거래의 산물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이 또래의 그런 본능적인 깨달음은 대단히 정직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진실에 가깝습니다. 적어도 그들을 철부지로 몰고 싶어하는 추악한 어른들의 ‘왜곡된 깨달음’이나 자기 합리화된 신념보다는 공동체에 유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이미 기성세대가 된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의 정직한 깨달음과 행동이 한국이라는 국가공동체를 되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뒤따라가고 있구요. 인정할 건 깨끗이 인정합시다.
L형,
우리는 가끔 감옥에서 병사한 유관순 여사가 16 세에 불과한 소녀였고, 경무대 앞길에서 총탄에 목숨을 잃은 4.19 혁명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10 대 청소년들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도 총독부 관리들과 친일파 패거리들은 유관순을 철부지라고 욕했을 것이고, 이승만은 효자동 길거리에 죽어 넘어져 있는 교복 입은 시체들을 가리켜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를 받은 철부지 폭도들이라고 일갈했을 것입니다.
여기 시간이 새벽 3 시니까 한국은 저녁 6 시 입니다. 잠시 후면 촛불문화제가 열릴 시간이군요. 우리 세대의 자랑스러운 아들 딸들이 역사를 바꾸는 현장에 우리와 함께 서게 될 것이구요.
L형, 오늘은 아이들에게 많이 배우시겠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어 함께 하지 못해 유감입니다.
얘들아. 누가 뭐래도 겁먹지 말고 기죽지 말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 싶으면 친구들 챙기면서 빨리 자리를 피하고……
아빠나 엄마 걱정은 안 해도 돼. 선수들이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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